[Book]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사건 / F. 스콧 피츠제럴드

2009. 1. 8. 03:30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사건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F. 스콧 피츠제럴드 (인간희극,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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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다분히 이 단편을 원작으로 한 영화 때문이다. 북미에는 이미 개봉했지만, 국내에는 2월에 개봉하는 데이빗 핀처 연출, 브래드 피트/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원작 소설은 단편인지라, 그 분량이 무척이나 적다. 문고본 사이즈에 큼직한 글씨체에 본편은 80쪽이 안된다. 그렇기 때문인지 (다른 이유는 사실 없어보인다.) 뒤쪽에는 영문 원본이 실려있다. 어찌됐든 읽기에는 전혀 부담이 없다.

소설의 시작은 첫 아이가 탄생한 후 병원에 아이를 보기 위해 들른 로저 버튼 씨의 이야기로 부터 시작된다. 병원에 도착한 그는 있을 수 없는 경험을 한다. 갓 태어난 자신의 아이가 70세가 넘는 노인이라니! 엄청난 충격에도 그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아이의 이름은 벤자민 버튼. 벤자민은 그렇게 로저 버튼의 아들(사실이 그러하니..)로 자라난다. 자라난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긴 하지만, 벤자민은 시간이 갈 수록 점차 어려진다. 그에게는 자란다는 것의 의미가 곧 젊어진다는 것으로 그의 신체적인 시계추는 다른 이들과는 반대로 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겪는 일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그리 틀리지 않는다. 비록 그의 나이듦이 사람들과 다르긴 하지만. 그는 20대(겉으로 보이는 신체 나이는 50대)에 아리따운 첫사랑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의 실제 나이와 신체 나이가 같게 보이던 35세 때에는 사업에도 성공했으며, 전장에서도 맹활약하는 등 말그대로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그의 신체는 점차 젊어지고 그럴수록 부인과의 사이는 소홀해지며 점점 어려지면서는 자신의 아들에게도 무시당하는 신세가 된다.

소설은 벤자민 버튼의 특별한 삶을 통해서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겪는 순차적인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모든 이들은 세상에 태어나 자라나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가 들어 은퇴한 후 삶을 살다 세상을 떠난다. 그러한 시간의 방향대로 살아감에 나이가 들수록 사람에게는 경험과 지혜, 추억이 생긴다. 하지만, 벤자민 버튼은 그렇지 못하다. 그는 나이가 들어갈 수록 신체적으로는 젊어질지 몰라도 경험과 지혜와 추억은 잊혀져 가며 그의 관심사에서 멀어져간다. 어느 삶이 더 행복할까? 그것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벤자민과 같은 삶을 살아도, 아니면 일반적인 삶을 살아도 그 종착지는 같다는 것이다. 죽음. 그것만은 변하지 않는다. 죽음이란 종착지를 향해 달리는 인생이라는 기차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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