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백야행 / 히가시노 게이고

2009. 3. 30. 00:53
백야행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태동출판사,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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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소설이다.

소설은 2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으며 기리하라 료지와 가라사와 유키호, 이 둘의 행적을 좇는다. 그들의 행적을 묘사하는 과정을 보면 다분히 동어반복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상/중/하로 국내에 출판된 이 소설에서 그 둘의 관계의 연관성은 상권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짙을대로 짙다. 이후 하권의 마지막까지 그 둘이 관계가 있다라는 것은 계속적으로 보여주는데, 그 과정은 새로운 인물의 추가 혹은 희생자의 발생이라는 똑같은 방식으로 되풀이될 뿐이다. 하권의 마지막에 가서야 소설은 서둘러 진실의 보따리를 풀기 시작한다. 글쎄, 반복에 지친 나에게 부랴부랴 사건의 개요를 풀어내는 모습은 썩 달갑지가 않다. 작가가 생각한 시계와 같은 전체 이야기에서 각각의 주요 플롯들은 시계의 부품, 혹은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간다. 하지만 그런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느낌이 너무 임의적인, 강력한 의지하에 끼워맞춰진다는 어색함을 지울 수가 없다.

추리/스릴러 소설에서만 본다면 나에게는 그렇게 구미가 당기는 부류는 아니다. 다만, 이 소설이 추리/스릴러라는 장르의 탈을 쓰고 그 이면에서 말하는 사회와 인간의 속성은 주목할 만하다. 삶은 때로 인간에게 결코 해서는 안될 그 어떤 짐을 지우곤 한다. 그리고 그 짐은 역시나 때로는 크나큰 비극을 불러낸다. 그 앞에서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비극의 말로를 보기 전에는 결코 그 비극의 진실을 보지 못한다. 그게 바로 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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