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2010.11.06)

2010. 11. 24. 22:48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2010.11.06 LG 아트센터

Cast

빌리 : 김세용
마이클 : 김범준
빌리아빠 : 조원희
할머니 : 이주실
윌킨슨 선생님 : 정연주


스티븐 달드리 연출, 제이미 벨 주연의 동명의 2000년 작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무대 위에서 영화 이상의 감동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극의 배경은 '철의 여인' 대처수상의 대처리즘, 즉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불어닥치는 80년대 영국의 한 탄광촌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국영사업으로 활기를 띄던 광업계였지만 대처 수상은공기업 민영화정책을 시행, 수많은 탄광이 폐쇄되기에 이른다. 빌리가 사는 탄광촌 그러한 소용돌이로 인해 파업이 벌어지고, 그렇게 뮤지컬은 시작된다.

영화와 뮤지컬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절망적 현실과 그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한 소년의 작은, 그러나 힘찬 춤사위로 표현되는 희망이다. 뮤지컬은 영화 이상으로 이 현실, 노동자들의 투쟁과 아픔에 초점을 맞춘다. 시위대와 경찰의 대립, 그리고 오디션에 가지 못하게 된 빌리의 분노가 어우러져 표출되는 "Angry Dance"는 그러기에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크리스마스에 "메리 크리스마스 매리 대처 당신이 죽을 그 날 가까워지네" 라고 노래 부르는 탄광촌 아이들의 모습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축복과 기쁨으로만 지낼 수 없는 마을의 현실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잔혹한 현실에서 빌리에게 발레는 그 자신의 희망일 뿐만 아니라 마을 사람들 모두의 희망이기도 하다. 그들과 같은 삶을 살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들과는 다른 또다른 재능을 꽃피워주기 위해서 그들은 희생을 택한다. 파업은 실패로 끝났지만, 그들은 결코 실패한 것이 아니다. 빌리라는 희망이 있고, 그 희망이 새로운 길을 향해 도약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울리는 주제도 주제지만, 이 뮤지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소년 빌리이다. 소년의 때로는 격정적이고, 때로는 우아하기까지 한 몸놀림은 경탄을 자아내게 하며 극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3시간에 가까운 긴 런닝타임에도 한시도 눈을 때지 못하는 것은 바로 몸이 표현해내는 매혹적인 순간들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 더해진 무대연출과 극의 활력을 더해주는 조연들의 연기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낸다.

단 한명의 빌리 밖에 보지 못했지만, 다른 세 명의 빌리는 어떨까 하는 궁금함에 사로잡히게 만든다는 것은 이 뮤지컬이 행하는 통장 잔고를 향한 고문이다.


본 포스트에 포함된 이미지와 영상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모든 권리는 원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Stephan Play&Musi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