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010.11.20)

2010. 11. 27. 11:46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010.11.20 유니버설아트센터

Cast

베르테르 : 송창의
알베르트 : 민영기
롯데 : 임혜영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괴테의 동명의 고전을 바탕으로 한 국내 창작 뮤지컬이다. 초연 이후 10년을 맞아 올해는 기념행사도 했다 한다.

(시간이 오래 지나긴 했지만) 괴테의 원작을 읽었을 때의 느낌은 제목은 비록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 하여 '슬픔'에 방점이 찍히는 뉘앙스이지만, 실제로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바로 '젊은' 이라는 것이다.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격앙되는 베르테르의 심리 상태는 사랑이라는 열병이 불러오는 후폭풍일 수 있지만, 그 것이 가능한 것은 그의 젊음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다듬어지지 않았고, 그래서 스스로를 제약할 수 없을 정도의 격앙, 세상 모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랑, 주위 현실 기득권 층에 대한 불만 등 청춘의 시기를 지나온 모든 이들의 마음 한 켠에 남겨져 있는 기억의 편린이 그 곳에 있다. 그것이 괴테의 원작이 고전이라 불리우고 지금까지도 우리 곁에 남아있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작품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은 어떠할까? 10년의 시간동안 이어진 작품이라면 분명 그 이유가 있을테지만, 그리고 이번 10년도 작품만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실망스럽다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물론, 원작 자체가 베르테르의 심리 상태가 겉잡을 수 없이 극단으로 치닫긴 하지만, 뮤지컬은 극의 전반적으로 그의 심리 상태를 대변해주고 있지 못하다. 이것은 주인공인 베르테르 뿐만 아니라 그의 사랑 롯데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로 인해 심지어 그나마 가장 이해가 되게 그려진 알베르트에게도 피해가 돌아간다. 극의 실패이다. (10년 버전만 본 입장으로는 이것이 이번 버전 연출의 문제인지, 애초에 이 극이 그런 것인지는 판단할 수가 없다.)

더불어 가장 아쉬움이 컸던 부분은 해당 뮤지컬에서 끌리는 넘버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보고 있는 그 순간이나, 관람을 마치고 다시 극을 복기하면서 머리 속에 기억나는 넘버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뮤지컬'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큰 약점이다.

수많은 라이센스 뮤지컬의 홍수 속에서 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국내 창작 뮤지컬의 자존심이라고 수많은 기사들에서(아마 홍보자료 속 내용이겠지만) 이야기하지만, 아쉽게도 라이센스 뮤지컬을 선택하는게 어쩌면 더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도 든다.

P.S 임혜영 배우는 롯데 보다는 "미스 사이공"의 킴이 더 좋아보였다. 혜영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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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an Play&Music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