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하나만 사주시면 안되요?

2008. 7. 7. 16:41
지난 토요일이었다. 계절학기 시험을 보러 한손에는 프린트물을 들고 눈은 그 프린트물 속 내용을 향한채 학교로 가던 길이었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은 찌뿌둥하고 그래서 습도는 높고, 시험보러 가니 짜증은 있는대로 올라오고..

뭐, 그러던 중이었다. 그때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저기요~' 그래서 뒤를 돌아보니, 왠 교복입은 고등학생 여자아이가 서 있다. 학교에 부속 초-여중-여고가 다 있는지라... 여중생인지 여고생인지 잘 모르겠으나 느낌상 여고생. (4년을 다니는 학교지만 아직도 여중/여고 교복 구분이 안된다. 하긴 그거 구분할 정도면 교복취향 오타쿠 아저씨지.)

바로 그 여학생의 입에서 나오는 말. '죄송한데, 담배 하나만 사주시면 안되요?'

....

전에 적기도 했지만, 난 담배를 정말 싫어한다. 거기다가 (아마도 꼴통마초라) 여자가 담배피는 건 더욱 더 싫어한다. 여자는 나중에 한 생명을 품을 신성한 존재 아닌가?! 버럭! 뭐, 하튼... 짧은 시간동안 머리 속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만, 원체 소심한 성격인지라 입에서 '허...' 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그냥 돌아서 가던 길을 향했다.

요새 미성년 여자애들 담배피는 거야 이미 문제삼기에는 너무도 흔해빠진 일이 되어버렸지만, 막상 대낮에 길거리에서 그런 학생을 보니 참 갑갑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친구 싸이를 몰래 들어가본적이 있다. 군대 있을때 채였는데, 그래도 들어가봤던 그 때까지는 마음에 약간의 그리움은 품었었나보다. 그런데, 그때 싸이에서 본 글중 자기를 '골초'로 칭하는 것을 보고 그 순간 마지막 남았던 그리움과 정나미마저 뚝 떨어졌다. 얘 설마 나랑 사귀던 때에도 담배 피고 있던 거 아냐 라는 기분 나쁜 상상도 곁들여서...

뭐, 어찌됐든 담배는 질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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