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이 싫다.

2007. 9. 27. 17:08

추석이 끝나자마자 비가 내린다.

난 개인적으로 비오는 날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어두컴컴하고 습한데다가 비 내린 땅의 그 질척함.(아스팔트 위라지만 비 내린 길을 보면 왠지 모를 그런 질척함이 느껴진다.) 더구나, 우산이라는 거추장한 물건까지 하나 더 추가해 집을 나서야 하니, 불편한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혹여 비라도 많이 오는데다 바람까지 부는 날이면 아무리 우산으로 가려보려 해도 그런 내 시도를 비웃듯이, 우산으로 가릴 수 있는 상체의 일부분을 제외하면 대체 우산을 쓴건지 안쓴건지, 가늠할 수 없는 꼴이 되기 쉽상이다.

걷다 보면 어느새 바지 밑단이 축축하게 젖어드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그래서 비 오는 날에는 집안에 박혀있는게 난 가장 좋다. 보통 그런날보다는 일정이 있다보니 어쩔수 없이 나가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그렇게 비 오는 날을 싫어하지만, 이 맘때 오는 비는 그다지 싫지가 않다.(그렇다고 좋은건 절대 아니다.) 여름의 끝자락에 오는 이 비가 그치면, 가을이 올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가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다. 10월의 끝자락의 그 서늘한 바람과 높은 하늘. 그 맘때가 생일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가을 날씨를 사랑한다. 내일이 되면 내가 좋아하는 그 가을을 가득 담은 바람이 불어 주기를 조용히 소망한다.

그 전에 앞서 일단 비 좀 그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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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an Everyday Life